마음에 들지 않는 사위

전광투데이 승인 2021.06.20 18:2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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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부터“짹! 짹! 짹!” “까~악! 깍!”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과 까치들이 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멋진 노래를 부르자 동녘에 떠오르는 태양의 밝고 부드러운 햇살이 온 누리에 골고루 퍼지면서 여기저기 붉은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 철쭉 아가씨,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오가는 길손에게 예쁜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을 하고 있는데 “형님 오셨어요?”하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후배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어서와! 그런데 자네 서울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는가?”
묻자 빙그레 웃으며 “사실은 저의 딸 상견례가 있어 다녀왔어요.” “그랬어! 그랬으면 축하할 일인데 결혼식 날은 받았는가?”
“9월 달에 올리기로 예식장에 이미 예약해 놓은 상태여서 엊그제는 양가 부모들 얼굴만 보는 말 그대로 상견례만 하고 왔어요.” “그런데 사위될 사람은 무엇 하는 사람인데?” “저의 딸과 한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인데 사내 연애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
그랬으면 서로 잘 알고 그러니 천생연분 잘 만난 것 같구먼. 그런데 자네 마음에는 들던가?” “제 마음에 들면 무엇 하겠어요? 같이 살 사람 그러니까 제 딸 마음에 들어야지요.” “그건 그런데 제수씨는‘마음에 든다!’고 하시던가?”
“저의 집사람도 말은 하지 않은데 대체적으로 괜찮은 눈치더라고요.” 하자 옆의 선배께서 “옛날에 내가 직장에 근무했을 때 같이 근무했던 여직원이 딸을 시집을 보내는데 자꾸‘사위가 맘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왜 마음에 안 드는데요?’물었더니 ‘사위될 사람이 하다못해 신혼집 방 한 칸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식만 올린다 한다. 고 해서 할 수 없이 방 얻는데 보태라고 5천만 원을 주었는데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모르겠다.’며 자랑을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너무 그러니 별로 안 좋게 보이더라고.” “그러면 지금은 어떻다고 하던가요?”
“요즘은 또 사위 자랑을 열심히 하고 있어!” “무슨 자랑을 하는데요?” “사위가 서울 강남 어디에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1년 만에 몇 억이 올랐느니, ‘실력이 좋아 회사에서 승진을 했는데 외제차를 주면서 타고 다니라고 했다!’면서 앉으면 사위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러데!”이야기가 끝나자 옆의 후배가 “저의 선배님 한분도‘사위가 맘에 안 든다!’고 하셨던 분인데 나중에는 사위 자랑을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사위될 사람 어디가 마음에 안 들었을까?”
“처음 선을 보았을 때부터 딸은‘마음에 든다!’며 다른 사람과 선을 보았을 때 보다 적극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배님은‘사위 될 사람 얼굴도 못생긴데다 키도 작고 또 직업도 그렇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반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데요.”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그래서 딸에게‘내가 보기에 그 사람이 한마디로 별것도 없는 사람인데 왜 그 사람과 죽기 살기로 결혼을 하려고 그러냐?’물었더니 ‘솔직히 나도 별로 잘 생긴 것도 아니어서 선을 볼 때마다 다 퇴짜를 맞았는데 그 사람은 그래도 진심으로 나를 위해주는 것 같아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네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결혼을 했는데 식이 끝났어도‘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눈물까지 보이던 분이 몇 개월 지나자 ‘사위가 멋진 양복을 사다주었다!’고 자랑을 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별의별 것을 다 자랑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말은 항상 조심해서 해야지‘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소리를 만약에 사위가 들었다면 마음이 어땠을까?”/류상진 전보성우체국 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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