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선배 두 분과 점심을 먹는데 선배 한 분이 “어이! 엊그저께 내가 텃밭에서 일하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고 우리 집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었는데 그 순간 팔이 따끔하면서 가렵더라고.”
“그러면 모기에 물리셨을까요?” “그런데 그때는 무엇이 물었는지 몰라 전자 모기향을 피워놓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한 컵 따라 반쯤 마셨는데 무언가 아주 작은 것이 거실 한쪽 귀퉁이로 날아가더니‘툭!’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고개를 돌리니 조그만 모기 한 마리가 배가 빵빵하게 커져서 몸이 무거웠던지 잘 날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거야.” “그래서 잡으셨어요?”
“그래서 그 순간 손바닥으로 ‘탁!’치니 모기 배가 터지면서 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누구 피를 그렇게 빨아 먹었는지는 몰라도 거짓말 좀 보태면 한 바가지쯤 되는 것 같더라고.” 하자 옆의 선배께서 “나는 꿀벌들이 밖에 나가 꿀을 많이 따오면 너무 힘이 드니까 벌집 앞에 다가서면 ‘툭!’하고 떨어져 한참 동안 쉬었다 집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모기가 피를 많이 빨아먹고 떨어졌단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은 이야긴데 어디서 그렇게 피를 한 바가지나 빨아먹고 왔을까?”
“가을이 되면 모기들이 사람 피, 동물 피 가리겠어요? 아무 피나 닥치는 대로 빨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요.” “그런가? 그런데 나는 엊그제 우리 집 앞에 작은 꼬란 있지 않은가? 거기에 풀들이 말도 못 하게 자라나더라고. 그래서 장갑도 끼지 않고 풀을 뽑아냈는데 갑자기 손등을 무엇이 ‘톡!’ 쏘는 느낌이 들면서 가렵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긁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가렵고 아프더라고.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얼른 병원으로 갔더니 ‘무엇에 물렸냐?’ 묻더라고 그래서 사실대로 이야기했더니 ‘아마 지네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 하면서 ‘여름철에는 모기에게 물리지 않은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곤충 특히 살인 진드기 또는 지네 같은 곤충에게도 물리면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집 주위의 풀을 벤다거나 사소한 작업을 하실 때도 반드시 긴소매 옷에 장갑을 잘 챙기시고 특히 살인 진드기 같은 곤충들이 싫어하는 기피제 같은 것을 뿌리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하더라고.” 하자 옆의 선배께서 ”저기 시골 사는 우리 후배‘정독’이라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그 친구가 며칠 전 산소에 벌초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날 밤부터 이상하게 감기처럼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서 감기인 줄 알고 집에 있는 약을 먹고 말았는데 다음날은 더 심해지더라는 거야! 그래서‘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더니 ‘상의를 모두 벗어보라!’ 하더니 등을 한참 들여다보며 무언가 찾는 것 같더니 ‘선생님은 쯔쯔가무시병에 걸리셨네요.’ 하더라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병인 줄 알게 됩니까?’ 물었더니 ‘쯔쯔가무시병은 털 진드기에 물리면 발생하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 진드기에 물리면 검은 딱지가 앉은 작은 상처인데 제가 찾아보니 겨드랑이 옆에 이렇게 생겼더라고요.’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면서 ‘봄과 여름도 그렇지만 특히 가을철 야외에서 작업하실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면서 ‘그래도 빨리 병원으로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하더라는 거야!
그런데 그것이 꼭 벌초 같은 작업하는 사람들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가을에 밭에서 일하거나 또 산행하거나 약초를 뜯는 사람들 모두 해당이 되니 될 수 있으면 소매가 긴 옷에 장갑 그리고 곤충들이 싫어하는 기피제를 뿌리면 좋을 것 같아!”/류상진 전 보성우체국 집배원